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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체 솔방울 자작시 (2022)


난설헌체 솔방울 자작시 (2022)

4mx2m

강릉 살면 산책하다 발에 채는 게 솔방울입니다. 솔내 가득 맡으며 걷다보면 곳곳에 떨어져 나뒹굴어요. 아주 예전에는 땔감으로 난로에 잔뜩 넣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름다운 모양새에 귀여운 이름을 가진 이것이 자신을 태워 연료로 쓰임까지 가졌다고 하니 그것은 왠지 기특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흔하니 하찮을 수밖에. 누구도 귀히 여기지 않아요. 당연한 이치겠지만. 소나무는 누구에게나 추앙받지만 솔방울은 누구에게나 무심히 밟힙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앙증맞은 크기에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양. 몇 개 집어 어딘가 올려두면 그만한 장식도 없습니다. 비 오는 날엔 비늘이 오므라져 촉촉하고 날씨가 맑을 땐 비늘이 활짝 벌어집니다. 이것은 마치 꽃 같은 생김이고 날에 따라 지기도 피기도 하니 묘해요. 나무에서 떨어진 솔방울은 죽은 솔방울이라고 부르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수분이 날아가 떨어진지 오래된 것일수록 더욱 구부러져 특유의 아름다운 곡선을 지녔습니다. 하찮고 흔한 것. 사시사철 길에 나뒹구는 작은 것. 하지만 손에 올려 눈에 담는 순간 존재가 됩니다. 저는 이 존재를 귀하게 보았습니다. 글씨체로도 만들고, 그림의 소재로 늘 곁에 두었어요. 하찮게 뒹굴던 몸체엔 금을 발라 보석처럼 빛나게 했죠. 매일 보고 귀하다 말했습니다. 이쁘다 말했어요. 크게 보았습니다. 공들이니 귀해지고 귀해지니 빛나네요. 내 것이라 여기니 그랬습니다.


When I walk around in Gangneung, I often come across something small and unremarkable - a pinecone. They're everywhere, scattered on the ground. In the past, people used to collect them as firewood for their stoves. It's interesting to think that something so beautiful and with such a cute name like "pinecone" was once used as fuel. It makes me appreciate it even more.

Pinecones are so common that they're often overlooked and stepped on without a second thought. They're not as revered as pine trees, for example, which are considered sacred by many cultures. But when you take a closer look, pinecones are truly fascinating. They have a delicate and intricate shape that's just the right size to fit in the palm of your hand. They make for great decoration if you gather a few and display them somewhere. When it rains, the scales of the pinecone close up to keep the seeds dry, and when it's sunny, they open up wide. It's almost like watching a flower bloom and wilt. Even when they fall off the tree and become "dead" pinecones, they still have a unique beauty, with their curves and lines more pronounced as time goes by.

Pinecones may seem small and insignificant, but when you hold one in your hand and really look at it, you can appreciate its existence. I've even made fonts and used pinecones as subjects for my artwork. I've coated them with gold and turned them into jewelry, marveling at their unique and exquisite beauty. Every day, I admire them and think to myself, 'how precious and beautiful.' The more I focus on them, the more they shine and become something truly special to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