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서울다움이란 무엇일까?



서울다움이란 무엇일까?



일로 가는 것이 아닐 때에 가회동, 삼청동, 인사동, 익선동, 성수동에 자주 간다. 내가 찾는 대부분의 물건이나 놀거리가 그곳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가야하는 이유가 되는 것들.



워낙 취향이 독특해서 동행 없이 늘 혼자 다닌다. 누군가 옆에 있는 것보다 기동력이 좋달까. 무얼 하든 훨씬 빠르고 경험도 깊다. 



매번 가는곳은 비슷하다. 미술관, 한복가게, 갤러리, 필방, 카페, 식당.



이번엔 오랜만에 올라가서 눈팅만 하던 정말 마음에 드는 한복 드레스 피팅도 해보고 구매도 했다. 좋은 전시도 관람했다.



특히 이번은 미식경험이 아주 만족스럽다. 왕이 살던 궁궐을 바라보며 즐기는 한식 컨템포러리 다이닝, 소금빵이 다양한 아티스틱한 베이커리, 80년대 감성 고깃집, 익선동 기와지붕을 내려보며 마시는 칵테일까지. 모든 경험에 이곳의 고매함과 정취가 묻어나서 좋다. 익숙한듯 새롭다.



맛과 멋에 걸친 ‘한국적인’이라는 수식어가 이전과 다르게 해석되는 기분이다. 세련되게 다듬어지고 정갈하게 분류되고 독창적으로 발전한다.



한국인들에게 외부의 경험과 지식이 유입되면서 새로워지고 다변화되며 다양하게 확장 되어가는 것 같아 오히려 반갑고 기쁘다. 



더이상 한국적인 것은 어떠한 규정된 틀안에 있을 수가 없다. 틀안의 규정만을 고집하는 것은 창조와 발전을 막는 행위인 동시에 정체와 부패의 근원이다.



다만 오래 지켜져온 가치있는 것들에 대한 경의와 보존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그것은 한국인의 뿌리이자 정체성이다. 



오래되어 낡았지만 윤이나는 멋. 한글로 쓰여진 외래어 상점의 이름들, 낮은 고택 사이 낯선 재질로 꾸민 상점의 세련된 불빛이 이색적이면서 조화롭다. 



치우치지 않은 균형이 느껴진다. 오래된 길과 건물 사이를 비집고 생겨나는 작은 가게들, 지켜지는 것들 사이의 이색적이고 오롯한 것들. 단조롭지 않고 입체적이라 좋다.



서울다움은, 가장 한국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